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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향기날리고(전주 한옥마을 수채화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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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뛰어넘는 독창적 수채화(水彩畵)세계의 구축
글: 李 炯 玉 (조형예술학박사, 以形아트센터관장)
庚寅年 한해를 마감하면서 전북수채화(全北水彩畵)의 대표적인 작가의 한사람인 최인수작가는 최근 제작해온 작품을 가지고 서울과 전주에서 개인전을 갖게 된다. 작가는 그동안 한국적 순수회화 찾기에 노력을 경주해오면서 다각적인 인고 끝에 독창적인 순수미학의 수채화세계를 이룬 화법으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찾아 현장감 있게 표현 수채화가로서 성과를 이루어온 작가이다.
최인수작가는 수채화의 純粹美學이라는 藝術觀으로 접근, 傳統的 槪念의 한계를 뛰어넘는 동시에 작품의 결정적 모티브는 소년기 때 즐겨 찾던 시내 골목들과 추억이 담겨 있는 기억을 더듬는 근교의 풍경들 그리고 남도의 정취가 베어 나오는 섬진강의 풍정(흐르는 강물처럼) 등에서 풍부한 서정성을 고유의 수채화 물맛으로 담아온 바 있다.
이번 전시도 역시 이러한 범주에서 시작, 기억속의 대상을 중심으로 제작해온 작품들을 서울과 전주에서 선보이게 된 것이다. 전시된 작품들은 모두가 實題性과 描法의 관계, 나아가서는 時空間의 色彩와의 關係를 자극하는 전주 한옥마을과 경기전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크기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러한 작품들은 記憶의對象과 색채묘법(色彩描法)의 관계에 있어서 양자는 어느 한쪽이 또 다른 한쪽을 지배하거나 종속시키지 않고 있으며, 요컨대 ‘記憶 속 對象’들은 단순히 종이위에 얹혀 진 것이 아니라 이를테면 記憶의 對象이 투명한 색 면 위의 여백 속에 스며들어 서로간의 대위법적(對位法的) 관계를 해소시키기고 있다. 또한 주어진 대상은 자연의 빛을 살려내려는 형색(形色)의 순수 미학적 구조성(構造性)마저 극복하여 그의 회화는 물의 번짐이 빛의 여백으로 물들여진, 독자적인 특질을 이룬 작품들이라 하겠다.
실제로 최인수작가는 바로 이러한 화법에 대해 매우 민감하여 이는 어쩌면 일상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종이와 수채화재료(水彩畵材料)를 벗 삼던 우리 옛 선조들의 마음(先非精神)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일 수 있으며, 기법 상으로도 그는 사실적 즉, 자연에 의존, 꾸김없는 효과와 필세(筆勢)의 자연스러움에 허심탄회하게 자신을 떠맡기고 있는 듯 보인다.
이와 같이 최인수작가가 오늘날 보여주고 있는 표현어법(表現語法)은 한국미술속의 수채화 즉, 현대회화 이후에 나타나는 수채화 세계로의 접근방식에 가장 모범적이고 정통적인 어법의 하나로 접근하고 있다하겠으며, 노련한 붓 터치는 일체의 감각 즉 농담(濃淡), 선염(渲染), 갈필(渴筆)등 내재된 감성(구도(構圖), 신비감, 自然의空明, 색채대비(色彩對比), 기억에로의 환원(追憶을 回想, 少年期의 記憶, 所望, 설레임, 靈魂의 淨化) 그리고 이것들을 실제적 공간속으로 끌어내려는 의도된 單一色彩가 최인수작가의 독자적 수채화세계라는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도전을 펴 나가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최인수작가는 이번 작품전을 통해 그가 한국수채화 순수미학세계에 새롭게 부가된 기본적인 과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것을 묘법의 독자성 즉 방법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여기에서 굳이 방법론적이라고 언급한 것은 그의 작업이 남의 어휘를 빌려서가 아니라 실천적으로 자신과 밀착되어 있고 또 엄격하게 통제된 어휘를 통한 (造形理念, 色彩論理, 明視對比와 彩度對比의 수용)화면처리가 회화적 미감에 있어 탁월하며 이는 자신만의 語法의 發見과 더불어 藝術觀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한 작가가 어떤 유형적인 카테고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언어(作家論)에 의해서 밖에는 규정지어질 수 없다는 사실은 한층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최인수작가는 그러한 드문 수채화가의 한 사람이라는 것을 이번 개인전이 충분히 증명해주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아무쪼록 이번 최인수작가의 작품전을 통해서 그의 작품세계가 한국화단에 더욱 확대되어 정통 수채화작가로 길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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