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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소리 향기날리고(전주 한옥마을 수채화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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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홈지기
홈페이지   http://watercolors.co.kr
첨부파일   e미술세계200608_22.jpg (313.2 KB), Download : 79
제 목   [미술세계]인술과 미술의 양갈래길
인술과 미술의 양 갈래 길
글/ 김인환 편집자문위원장

1970년대 초의 일이다. 그즈음 필자는 등산의 열정에 빠진 산악인이었다. 한여름의 지리산 종주 단독등반에 나섰다가 우여곡절 끝에 그를 만났다.  최인수(52세). 지금은 어엿한 소아과 전문의이자 지방 화단에 등재된 화가의 신분이다.

  당시의 산행 코스는 남원 쪽의 백무동계곡을 출발점으로 하여 해발 1,915m의 지리산 최공봉 천황봉 정상에 올라 일출을 보고, 장터목을 거쳐 칠선봉-벽소령-반야봉-노고단 등의 주능선을 횡단하여 화엄사에 이르는 2박 3일의 여정이었다. 전체 능선의 실 거리 25.5Km인 중간지점에서 우연히 만난 전주고등하교 2년 재학 중인 세 학생과 동반 산행을 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등산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초심자들이었다. 단지 대학 입시수험생으로 ‘머리를 식히기 위해’ 산에 올랐다가 일행에서 낙오된 최인수와 필자는 한밤중에야 가까스로 화엄사 계곡에 도착하는 고초를 겪었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어느 해,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을 무렵, 지방대학의 미술이론 교수로 재직 중인 필자에게 한통의 편지가 날아왔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우르는 재차 해우하게 되었다. 전북대 의대를 졸업한 최인수는 모교 교수를 역임하고 지금은 전주에서 활동 중인 개업의로서 화업에도 전념하고 있다.

  의사와 화가로써으 두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는 최인수는 인술과 미술의 그 어느 한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전업인이다. 고등학교 학생 시절에 그는 화가가 되기를 꿈꿨지만 양친의 강권에 못 이겨 전공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전북대 의대를 다니면서도 미술 동아리를 만들고, 지도교수의 배려로 학교 캠퍼스 한구석에 미술 실기실을 차렸을 만큼 그는 예도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는 극성파였다.

전주는 예향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기품 있는 도시이다. 이 도시의 예술적 분위기가 그로 하여금 화폭에서 손을 못 떼게 했는지도 모른다. 병실에서 어린 환자를 돌보는 사이사이에 그는 화가로서의 본분에도 충실하다. 2004년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서 열린 최인수의 첫 개인전 작품의 총체적 명제는 ‘순환의 원리’였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자연현상들을 ‘순환’ 이라는 하나의 단어에 압축하여 본다. 태어나고 소멸되며 그것이 또 다시 반복되는 현상들, 생로병사, 흥망성쇠,봄-여름-가을-겨울... 항상 젊음을 누리며 살고 있다는 우리들의 착각은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의 정점을 넘어 내리막길에 있다가 현실로 바뀌면서 결국 나도 그 순환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수정된다.”(화가의 작업 수상 노트에서)

의사인 그로서도 연전 뜻하지 않게 찾아온 병마에 무릎을 꿇고 큰 수술을 받은 후 지금도 투병 중이다. 즐기던 술마저 끊게 되었다. 환자를 돌보며 그림을 그리는 일상의 생활인으로 그는 어느 때 보다도 지금 이 시점에서 인생의 순환을 절감하며 직시하고 있을 것이다.

“역시 최인수의 작품세계는 그의 전공 내지 직업과 어긋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생리적으로 냉철한 현미경적 관찰과 사고가 요구되는 의학도로서의 그의 체질과 자세가 예민하게 반영된 것이 그의 작품세계라는 일체감으로서이다. 사물이나 자연대상에 접근하는 화가의 탐구적 자세는 사물의 세부까지 흐트러짐이 없다. 그의 정물, 그의 풍경을보라. 미동도 없는 듯 정지된 화면은 모든 부분을 수용한다. 그것들은 마치 연금술사가 꼼꼼하게 손질한 공예품마냥 미세한 감응으로 닿아온다. 거기에 보다 더 감성적인 탄력이 붙는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김인환 「최인수의 작품세계」개인전 도록에서 발췌)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진실 된 화가가 되기를 더 바랬던’ 최인수는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여 수상경력을 쌓아가면서 이제는 지역 화단의 터줏대감으로 알려질 정도이다. 한때 투명수채화에 몰입하기도 했던 화가는 근작에 이르러 점진적으로 세밀한 묘사적 기법의 토대를 바탕으로 과감한 일탈을 시도하여 또 하나의 순환의 논리를 모색해가고 있다.(그의 아내 김경림은 전서에 능한 서예가인 부부 미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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